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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복음에서 제자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이때에 제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두려움을 몰아내줄 어떤 힘이 필요했습니다. 안전한 피신처가 있든지, 비바람을 잠재울 능력이 있든지, 거친 파도에도 꿈쩍않는 큰 배가 있든지, 뛰어난 항해술을 가진 선장이 있든지 말입니다.

  그때에 정작 예수님께서는 주무시고 계십니다. 제자들은 사실 지금껏 예수님을 믿고 따랐는데, 이런 때에 혼자 편안하게 주무신다니 너무도 어이가 없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지금 이렇게 배가 흔들리는데 잠이 오나’라고 원망할 수도, ‘어떻게 해 달라고 하면 해결해 줄 자신이 없어 일부러 자는 척 하는 것은 아닌가’ 라며 예수님을 의심하는 눈길도 있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공포에 질려 애원하는 그들에게 오히려 호통을 치십니다 :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마태 8,26)

  오늘의 이야기에 나오는 사건, 배를 타기 전에 예수님께서 하신 일은 5천명이 넘는 사람들을 빵 다섯 개로 배불리 먹이신 것이었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도 굶주림에서 해방시켜주셨는데, 그런 예수님께서는 위험에 처한 자신들도 구해주시리라는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루신 일이 자신의 구원과 아무 상관이 없는 것처럼 생각하는 무딘 마음이 두려움 속에서는 예수님이 누구신지조차 잊어버리게 만들었습니다.

  타인에게 일어난 기적, 남에게 주어진 도움과 은총을 볼 때에, 마치 나에게 돌아와야 할 것이 그에게 넘어갔다는 생각을 하는 것처럼 시샘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믿는 하느님의 권능을 체험하게 되었음을 기뻐하며, 우리를 그와 같은 은총으로 구원해주실 하느님께 더욱 깊은 신뢰를 드리고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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