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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세 고을을 심하게 꾸짖으십니다. 그 이유는 이 세 고을이 기적을 가장 많이 행하신 곳임에도 그들이 회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간혹 회개(悔改)를 단순한 ‘뉘우침’ 즉 ‘잘못을 발견하고 인정하는’ 수준에 그치는 행위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죄를 짓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을 때에 하느님께 죄송해 하며 아파할 줄은 아는데, 정작 죄를 피하도록 변화되기까지는 이르지 못하거나 그러한 변화의 시도 자체를 등한시하는 경우가 있다는 뜻이지요. 회개는 자기 중심적인 삶의 태도를 하느님 중심으로 방향 전환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변화가 노력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변화 자체를 불가능한 것으로 여기고 포기하는 것 또한 올바른 회개의 자세는 아닐 것입니다. 어쩌면 복음 속의 세 고을 사람들도 이러한 모습이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회개는 단 한 번의 시도로 이루어지거나 특정기간에만 반복하는 것도 아닙니다. 어쩌면 우리 삶의 모든 순간이 회개해야 할 때입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먼지가 뽀얗게 앉아있음을 보게 되듯, 하느님을 잊어버리고 자신 위주로 생각함으로써 사랑함에 소홀해질 만한 유혹은 끝이 없습니다. 결국 가만히 있는 것도 회개하지 않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회개하는 삶이 어려운 듯 합니다.

 

  그러므로 꾸준히 기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의 일상기도 가운데 아침기도와 저녁기도가 그냥 습관적으로 바치는 기도라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하느님의 뜻에 비추어 자신이 회개해야 할 상태인지를 부지런히 점검하는 습관이 바로 아침기도와 저녁기도입니다. 또한 더 많이 사랑받은 사람은 더 많이 사랑해야 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대로 스스로를 새롭게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만큼 회개 곧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기적을 보이시는 것은 당신이 하느님이심을 알게 하여, 지금껏 살아온 삶의 기준과 가치관을 예수님께서 제시하시는 대로 바꾸도록 하시기 위함임을 기억합시다. 오늘은 우리에게 새롭게 주어진 회개의 때이며, 쉽지않은 변화를 하느님의 은총으로 이루어낼 수 있음을 체험할 은혜로운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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