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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여러분은 ‘결사대(決死隊)’가 무엇인지 아시죠?  또 ‘배수(背水)의 진(陣)을 치다’는 말의 뜻도 아실 것입니다. 이것들은 전쟁을 치르면서 불리한 상황을 바꾸어놓아야 할 때에 쓰는 전략, 전술입니다. 더 이상 물러날 데가 없을 때, 죽기를 각오하고 적과 싸우기 위해서 짜여진 부대가 ‘결사대’이고, 도망칠 곳이 없도록 강을 등지고 싸우게 함으로써 죽음을 각오한 병사들이 더 힘을 내도록 하기 위한 전술이 ‘배수의 진’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죽음을 각오하고 덤벼드는 군대가 괴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사상에 있었던 전투에서도 그렇거니와, 일상 속에서도 죽기를 각오하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놀라운 힘과 능력을 발휘하면서 위기를 탈출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복음에서 베드로는 자신이 사랑하는 예수님이 죽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예수님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는 자기 욕심만을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의 길을 걸어감으로써 부활의 영광을 얻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사랑하는 예수님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고, 잃고 싶지 않다는 욕심 때문에 하느님의 섭리를 거역하는 ‘사탄’이라는 소리까지 듣게 됩니다.

  그리고 베드로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태 16,24)

 

  누구나 자기가 바라는 대로 살기를,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자기가 바라는 모양새로 이루어지고, 뜻하는 대로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그런 욕심대로 모든 일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에 실망하고, 때로는 다른 사람을 질투하고 시기하고 미워하기도 합니다. 누군가가 잘못해서라기보다는 내 욕심, 내 바램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그런 악감정으로 해소하려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런 어려움을 통해서 자기 욕심에 사로잡히는 노예가 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의 뒤를 따라 나서기 위해서는 ‘자기를 먼저 버려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이유입니다. 우리가 십자가를 지는 것은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닙니다. 고통을 피하지 않고 의연하게 받아들이고자 하는 것은 오직 한 가지 이유,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신 길을 뒤따르기 위해서입니다. 비록 고통을 받고 죽었지만, 부활하시어 영원히 하늘나라의 옥좌에 앉아 계신 그리스도의 영광을 똑같이 누리기 위해서입니다.

 

  영원한 생명과 부활의 영광을 얻기 위해서 자기 욕심을 버리는 일,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처럼 끝까지 사랑하는 일에 때로는 죽을 각오로 임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재물의 유혹, 명예를 얻고자 하는 유혹, 자리를 탐하고자 하는 유혹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없는 때가 있습니다. 자기 욕심 때문에 다른 이들을 사랑하지 못하는 비참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주어진 모든 것을 주님을 뒤따르기 위해 짊어져야 할 사랑의 십자가로 받아들이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보다 자신을 버려야 합니다. 내 맘 속에 도사리고 있는 욕심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자기에게만 이익이 되는 것을 바라고 추구하는 욕심과 싸울 때는 ‘배수의 진’을 치고 준비하는 결사대의 마음과 같은 단호함으로 무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원히 살게 되는 것이 한순간의 만족보다 훨씬 유익하고 값진 것임을 잊지 말고, 내 욕심 때문에 다른 이들을 미워하고 상처주는 잘못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예수께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환호와 환대를 받는 가운데서도, 기도함으로써 자신의 사명을 꿋꿋이 수행했던 모습처럼, 우리도 ‘주님, 저의 욕심과 이기심에서 저를 지켜주시고 도와주소서.’ 하고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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