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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며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포장을 한다 해도 결국 그 안에는 자신이 바라는 것이 담겨 있거나 숨겨 있기 마련입니다. 그렇기에 다른 이들이 그것을 알아채지 못한다면, 섭섭해하거나 실망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바라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바라는 것이 없다면 관심이 없어지고 자신이 가는 길에 대한 매력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바라는 것이 있기에 열심히 하게 되는 것이며, 그 바라는 것을 위해서 살아가는 것 또한 우리의 삶인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균형이라는 중심추가 있어야 합니다. 내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내가 해주어야 하는 것도 있어야 합니다. 주기만 하고 받기만 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오히려 인간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며 더 해칠 수 있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신앙인으로서의 삶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본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면서 참 많은 미사 지향을 봅니다. 그 안에는 가족들, 친지들, 가까운 이들 그리고 돌아가신 분들 등 많은 분들에 대한 정성스런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 신앙을 고백하며, 주님을 향해 가는 길에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함께하는 이들을 위해 신앙인들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바라는 것을 표현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동시에 주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있는 신앙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때에는이상하게 작아지는 것이 또한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해 드릴 것이 없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마음도 삶도 닫아버리는 것입니다. ‘내가 뭐 해 드릴 것이 있겠나?’라고 스스로 자신을 보잘것없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거나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일 때가 종종 있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과연 우리에게 얼마나 큰 것을 바라고 계시겠습니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자리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떤 커다란 기대를 하며 같이 걸어가고 있겠습니까? 어쩌면 자기만의 생각이나 혹은 자신을 위한 방패로 그렇게 포장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습니까?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겨자씨에 대한 비유를 말씀해 주십니다. 나중에 어떻게 되느냐는 지금 고민할 문제가 아닙니다. 바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 하나가 나중에 큰 열매를 맺을 수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하는 것입니다. 작은 것에 신경을 쓰지 못하게 되었을 때에 우리는 그 어떤 것을 이루어 낼 수 없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거창한 나라가 아니라 우리의 작은 삶으로 이루어지는 나라임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에, 바로 지금 여기서 시작되며 완성되어 가는 것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두류본당 주임 | 안병권 세레자 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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