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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농민 주일입니다. 힘겨운 농사일에 고생하시는 농민들의 노력과 수고에 감사하며, 이들이 일상의 쉼 안에서 더욱 깊이 노동의 가치를 깨닫고 건강한 삶을 살게 되기를 바랍니다.

 

깊은 슬럼프에 빠져 있던 골프선수 박세리가 미국 동부 LPGA(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에 참가했을 때의 일입니다. 개막 전날, 박세리는 아버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퍼팅 연습을 하다 말고 펑펑 울기 시작 했습니다. 그리고 놀란 아버지에게 울먹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버지는 골프만 가르쳐 주었지, 쉬는 법은 가르쳐 주지 않았어요. 너무 힘들었어요.” 

 

어린 시절부터 오로지 골프만을 생각하고 쉼 없이 달려온 골프 여왕 박세리. 그녀가 슬럼프에 빠져 절망하며 지친 자신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골프에 지쳤다. 이제 골프에서 잠시 빠져나오고 싶다. 나는 골프 말고 다른 일상 생활을 즐기는 게 필요하다.’ 골프 여왕 박세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휴식이었습니다.

 

열두 제자들이 여러 지방을 쉼 없이 돌며 복음을 전하고 돌아왔을 때, 예수님께서는 말씀 하셨습니다.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마르 6,31)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쉴 수 있는 시간을 배려해 주신 것입니다. 그동안 제자들이 많은 수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쉴 수 있는 형편이 못 되었습니다. 예수님 주변에는 늘 사람들이 북적거렸기에 잠시도 쉴 틈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외딴곳에 가서 쉬라고 말씀하신 것은 권고나 부탁이 아니라 명령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휴식의 필요성을 아셨기에 이렇게 명령하셨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늘 쉬시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셨습니다.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 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마르 1,35) 하셨습니다. 이런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어디서 어떻게 쉬어야 할지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제자들이 쉴 만 한 곳은 바로외딴곳이었습니다. 외딴곳을 찾는다는 것은 늘 일하던 곳을 벗어난다는 것을 뜻합니다. 일하던 곳을 벗어나지 못하면 제대로 쉴 수가 없습니다. 외딴곳은 복잡한 생활을 벗어난 조용한 곳을 말하는 것이지 먼 곳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잠깐의 휴식이나 낮잠, 잠깐의 산책이 우리 인생에서 얼마나 필요한지 모릅니다. 더욱이 우리의 쉼터에 주님께서 함께하신다면, 그 시간은 은총의 시간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주님의 넓고 큰 품이 우리의 쉼터이며 안식처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 11,28)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가던 길을 멈추고무엇을 위해서 쉼 없이 달려가는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때론 숨 가쁘
게 가야 할 길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숨차게 달려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주님 안에서의 은 우리 삶에 특별한 은총의 시간입니다. 우리가 일상의 삶 속에서 정신없이 헤매고 있을 때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마르 6,31)

 

 

 

 

 

 

대구 황금본당 주임 | 주민기 베네딕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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