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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에서부터 시작해서 택시를 탈까 지하철을 탈까’, ‘휴가는 육지로 갈까 섬으로 갈까’, ‘대학과 직장은 서울로 지역으로’, ‘주식이나 부동산을 할지 말지등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선택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누군가가 선뜻 속 시원히 대답을 제시해 주고 그 길을 따라가기만 하면 아무 문제없이 좋을 텐데, 인생살이 굽이굽이 주요한 시기에는 스스로 경험과 지혜를 총동원하여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요즘 저는 하늘을 종종 쳐다봅니다. 뜨거운 열기를 뿜다가도 하늘은 제 식구들인 구름들로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운 작품을 펼쳐 놓습니다. 먹빛으로 한바탕 장대비를 쏟아낸 구름은 합종연횡하며 가없는 푸른 화폭을 달려 거침없이 멋들어진 장관을 연출합니다. 누구에게라도 하늘은 아낌없이 스스로를 열어 보여줍니다. 그래서 힘겨운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고 묻고 기도하는 이가 하늘을 올려다보면 잠시나마 속이 좀 풀리기도 합니다.

 

종종 저는 머리 아픈 숙제를 안고 끙끙거릴 때 미사를 드리면서 문득 그 해답을 얻곤 합니다. 마치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무언(無言)의 교신을 하듯 미사 중에 고민거리를 골목시장 좌판처럼 내놓습니다.

 

예전에 수월하게 비행기를 탈 때 보니 높이 오르면 땅이 작아 보이고, 꼬물꼬물한 움직임도 귀여워 보였습니다. 그러하듯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면 하늘 위로 마음을 드높이면 좋겠습니다. 하늘 가까이 오른 마음으로 바라보면 무거운 짐도 생각보다는 가벼워질 겁니다. 그리하면 차차 한 잔의 커피도, 한 끼 식사도, 한 마디 말도 드높여지고, 하루 동안 만난 일들도 하늘로 드높일 수 있습니다.

 

그네는 가만히 있기보다 흔들흔들할 때 제맛입니다. 이리로 저리로, 위로 아래로, 앞으로 뒤로, 왔다 갔다 하면서 흔들리는 길에서 미사를 통해 하늘로 마음을 드높일 수 있음은 큰 축복입니다. 그네가 하늘까지 닿을 듯 높이 올라가면 마음도 가벼이 그분 뜻을 깨달을 수 있겠지요. 내 뜻대로 안 되는 이 땅에서 당신 뜻을 알고자 하는 염원이 매일 조금씩 분명해지기를 바래봅니다.

 

여호수아가 오늘도 묻습니다.

누구를 섬길 것인지 오늘 선택하여라.” (여호 24,15)

 

 

 

 

전인병원장 | 손기철 베드로다미아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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