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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복음에서는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는 제자들의 행위를 본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조상들의 전통을 따르지 않고, 더러운 손으로 음식을 먹는다고 예수님께 따지고 있습니다. 즉 제자들이 율법을 어겼기 때문에 예수님께 따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율법은 무엇이고, 왜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은 그토록 율법을 강조하고 지키려고 했을까요?

 

 율법은 하느님께서 시나이 산에서 모세를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내려주신 십계명과 여러 가지 법규들이 대표적이고, 생활관습이나 도덕규범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율법은 하느님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법이었기 때문에, 율법 자체는 하느님과 동일시되었고,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율법을 지킨다는 것은 그들의 삶과 신앙에 있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면 이 율법을 잘 가르치고 연구하며 올바른 해석을 내려야 하는 부류들이 필요했는데, 그들이 바로 랍비(선생)들인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백성들이 율법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하느님께 가장 충실할 수 있는 길이라고 믿었습니다. 율법을 잘 지킴으로서만이 하느님께 받아들여지고, 나아가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미워하지 않고 잘 보살펴 주시리라는 그릇된 믿음도 있었습니다. 또한 율법 준수의 강조는 지도자들이었던 그들에게 백성들에 대한 통치 권력을 확실하게 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숨도 쉴 수 없을 만큼 많은 율법의 시행 세칙을 만들어율법을 지키고 그것을 행하라.’고 강조했던 것입니다. 하느님 사랑이 담긴 율법은 시간이 지날수록 형식과 준수만 강조되다 보니, 율법은 사람들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사람을 옭아매는 수단으로 변질되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율법의 근본정신은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것임을 가르치시며,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을 자주 질책하셨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자기들의 정한 기준, 즉 율법에 맞는지 아닌지에만 집중하는 그들의 숨은 생각을 아시고, 오늘 복음에서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며 그들을 꾸짖으십니다. 율법을 지킴으로써 하느님이 자기 편, 자기 친구가 되어주실 거라고 믿는다면, 그것이 어떻게 복음이고 기쁜 소식이 되겠습니까?

 

  지켜야 할 것에만 매이게 되면, 더 이상 하느님의 계명이 아닌 사람의 전통이 되고 맙니다. 모든 율법이나 계명은 짐이 아니라 하느님 사랑의 선물입니다. 하느님은 사람을 억압하거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 법을 주시지 않으셨습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이웃을 배려하고 복을 빌어주며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율법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니라, 자유롭고 기쁘게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전하는 사람들임을 기억합시다.

 

 

 

대안본당 주임 | 임종필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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