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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임관하여 육군 이기자성당에 부임한 한지환 가브리엘 신부입니다. 부족한 제가 군인 주일을 맞아 글을 싣게 되어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어떤 강론을 써야 하나 고민을 했습니다. 그 이유는 오늘 독서와 복음 말씀이 남녀 관계에 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의 삶과 동떨어져 보이는 듯한 말씀이지만, 서품을 통해 주님의 도구가 된 본인, 특별히 군인이라는 신분이 더해진 저와 하느님과의 관계에 대한 성찰을 강론에 담아보았습니다.

 

복음에서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을 시험하고자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하고 묻습니다. 저는 이 물음을 제 상황에 맞게군인이 된 사제 한지환이 주님과의 관계가 소원해져도 됩니까!’라고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왜냐하면나는 군인일까, 사제일까?’라는 저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해보았기 때문입니다.

 

매일 수단을 입고 미사를 주례하며, 신자분들을 만나왔던 제가 이제는 군복을 입고 부대로 출근하여 신자 아닌 이들을 마주합니다. 그들과 나누는 이야기는 군 업무에 관한 것들뿐, 하느님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습니다. 일과를 마치고 사제관으로 돌아오면,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지금 내가 하는 일들이 과연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지금 나의 삶이 사제로서 합당한 모습일까?’ 이러한 물음들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제 고민에 대해 군종사제의 길을 먼저 걷고 있는 선배 사제들이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비록 군복을 입고 군인이라는 신분으로 살고 있지만, 그전에 우리는 도유(기름 바름)를 통해 하느님의 도구, 사제가 되었음을 기억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씀을 듣고 저는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복음 속 바리사이들처럼 하느님을 시험하려 했구나! 군인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바쁘다는 핑계, 피곤하다는 이유로 하느님과의 관계를 소홀히 하려했구나!’ 이런 건강한 성찰을 통해 현재는 행복하고 기쁜 군종 사제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양떼를 좋은 길로 이끌기 위해서 훌륭한 목자가 필요하듯, 군 장병들이 올바른 신앙심을 갖고 지속적인 신앙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군종 사제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장병들의 신앙선도와 신앙심 고취를 위해 좋은 몫을 택한 군종 사제들이 건강하고 기쁜 사목을 해나갈 수 있도록 많은 기도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군종 | 한지환 가브리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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