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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한 재판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과부 한 명이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재판관을 찾아옵니다. 재판관은 한눈에 그녀의 처지를 알아차립니다. 아마남편도 없으니 자신에게 줄 돈도 많지 않겠지.’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녀를 무시하는 태도를 취하면서 한동안 말을 들어주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든든한 버팀목도 없이 혈혈단신인 과부는 재판관이 말을 들어줄 때까지 찾아갔습니다. 드디어 재판관은 마음을 바꾸어 그녀의 억울함을 들어줍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들이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알려줍니다. 그것은 바로항구함입니다. 일반적으로 기도를하느님과의 대화라고 합니다. 우리가 이웃과 대화할 때를 생각해 보면 어떻습니까? 가벼운 날씨 이야기, 스포츠 이야기, 연예인 이야기 혹은 속 깊은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까? 대화의 내용은 무궁무진합니다. 이처럼 하느님과의 대화에 있어서도 신앙인이라면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기쁘고 즐거운 일, 슬프고 우울한 일 등등 어떠한 이야기든지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교회 안에는 하느님께 우리가 원하는 것을 청하는 기도,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며 찬미하는 기도,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기도 등 참으로 다양한 기도가 있습니다. ‘항구하게 기도한다는 것은 우리의 일상이 하느님 중심으로 이루어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기도를 통해 끊임없이 하느님과 대화하고, 성경을 통해 그분의 말씀을 듣는 삶! 너무 기쁘지 않습니까? 이 모든 일은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으로 말미암아 가능한 것입니다.

 

 그리고항구하게 기도하는 일에 있어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일은 마지막에 가서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첫째가 꼴찌 되고 꼴찌가 첫째 되는’(마르 10,31 참조)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정신을 집중해야 합니다. 도착점을 앞두고 긴장이 풀려 넘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합시다.

 

 그분은 너의 발걸음 비틀거리지 않게 하시리라. 너를 지키시는 그분은 졸지도 않으시리라. 보라,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분, 졸지도 않으시리라. 잠들지도 않으시리라.”(시편 121,3-4)

 

오늘 화답송의 내용처럼 우리의 삶이 다할 때까지 깨어있어야 하겠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신 하느님께 지금 감사의 기도를 올립시다.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 최동석 안드레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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