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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학교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슬기로운 처녀들은 이걸 준비하고 신랑을 기다렸어요. 그게 뭘까요?”

아이들이 대답합니다. “기름이요. 그런데 요즘 기름값이 너무 비싸요.”

 

열 처녀가 신랑을 기다립니다. 마침내 신랑이 온다는 소리가 들립니다. 열 처녀는 신랑을 맞으러 나갑니다. 그런데 기름을 준비하지 못한 어리석은 다섯 처녀는 탈락하고 기름을 충분히 준비한 슬기로운 다섯 처녀만이 신랑을 맞이하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기름입니다. 슬기로운 처녀는 혹시나 하고 넉넉하게 기름을 준비했지만 어리석은 처녀들은 준비를 소홀히 했습니다.

 

복음의 교훈은 이러합니다. 우리 역시 언제 오실지 모를 신랑 예수님을 맞이하기 위해 기름을 넉넉히 준비하고 깨어 있으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준비해야 할 기름은 무엇일까요? 바로 주님께 대한 확고한 믿음과 그 믿음에서 비롯된 사랑의 마음입니다.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는 신자가 확고한 믿음이 없다면 어떨까요? 그의 삶 안에서 진정 어린 기도와 이웃 사랑이 없다면 어떨까요? 등은 있지만 기름이 없는 어리석은 처녀와도 같을 것입니다. 당연히 언제 오실지 모를 주님을 반갑게 맞이하지도 못하겠지요.

기름값이 비싸다는 주일학교 아이의 대답에서 우리 믿음의 가치도 그만큼 귀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는 보통 이런 말을 하곤 하지요. “빌려줄 게 따로 있지.” 

그렇습니다. 빌려줄 게 따로 있지 믿음과 사랑은 빌려주지 않는 것이며 빌려줄 수도 없습니다. 한평생 신랑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준비한 믿음과 사랑의 마음은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습니다.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을 대신하여 하느님을 믿고 그분을 사랑할 수 없습니다. 배울 수는 있을지언정 결코 나누어줄 수 없는 소중한 그 어떤 것입니다.

 

교우 여러분.

신랑을 맞이하는 등과 함께 기름도 잘 준비하시는 여러분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 기름은 누구에게 빌릴 수도 없는 것이며 어느 한순간 돈을 주고 살 수도 없는 것입니다. 날마다 주님을 더 사랑하고 이웃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삶을 성실하게 살아갈 때 그 기름은 조금씩 조금씩 하느님 말씀에서 짜여 모아지는 것입니다.

 

 

 

 

 

 

 

대잠성당 주임 | 김상호 야고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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