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부활 제4주일이며 성소 주일입니다. 성소. 거룩할 성(聖)에 부를 소(召). 이는 곧 거룩한 하느님의 부르심을 뜻하며 교회에서는 이 성소 주일에 하느님께서 우리를 부르시는 그 방향으로 바로 하느님의 그 뜻대로 살아갈 것을 당부합니다. 그렇기에 오늘 독서와 복음은 모두 하느님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그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하는 사람들, 또한 하느님 뜻에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긴 이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요한 10,27)
하느님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따라나선 젊은이들의 도전 의식은 ‘거룩함’이 아닌가 합니다. 적당한 타협이 아닌, 과감한 투신이 포함된 거함 말입니다.
스승이시며 주님이신 예수님께서 가신 길을 가기 위해 그 뜻을 받들고 시작한 사제직의 성소! 정말 뜨거운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용맹정진하는 것이 성소를 꿈꾸고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가야 할 길이 아닌가 합니다.
막 피어나는 푸른 나뭇잎보다 더 푸르게, 진한 라일락 꽃향기보다 더욱 진하게, 아름답게 피어오르는 철쭉과 장미보다 더욱 아름답게,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나비보다 더 자유롭게, 우리가 생각했던 거룩함보다 더욱 거룩하게,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보다 더 뜨겁고 밝게 거룩한 빛을 내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거룩함의 승리가 여러분의 것이 되게 해 달라고. 그리고 우주의 모든 피조물도 감동하는 하느님의 사제가 되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부르시는 것은 우리가 의미 있게 살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에 맞게 축복과 은총 속에 기쁘고 자유롭게 살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부르심에서 삶의 의미를 찾을 때, 우리 모두도 하느님 안에 참된 의미를 지닌 존재가 되는 겁니다.
특별히 성소 주일을 맞이해서 그 무엇보다도 거룩하고 아름답게 우리를 불러 주시는 주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부르심에 충실히 따르고자 하는 이 땅의 많은 젊은이를 위하여 함께 기도합시다. 그들이 훗날에 우리의 영혼을 하느님께 인도해 줄 것입니다.
교구 성소국장 박광훈(안드레아)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