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지금은 삼위일체의 신비를 감당하지 못한다. 그러나 성령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주실 것이다.” (요한 16,12-13 참조)
오늘은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우리 인간은 태초에 아담과 하와의 원죄 이후 온 세상으로 퍼져갔고 남이 되고 말았습니다. 모두가 아담과 하와의 후손이고 하느님의 자녀들인데, 자기 자신이 가장 소중하다고 교만과 이기주의에 빠진 결과 모두가 남이 되고 멀어지고 갈라졌습니다. 그래서 우리 인간 세상은 분열과 갈등과 전쟁과 미움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럼 다시 하나로 돌아갈 수는 없는가? 있습니다. 하느님을 우리 모두의 한 분의 아버지로 모시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성부 성자의 뜨거운 사랑인 성령을 우리 안에 모시는 것입니다. 대통령 선거철에 같은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하나가 됩니다. 같은 스타 가수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한 팬클럽에 모여 하나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하늘 아래 우리 모두가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시면 하느님께서 우리를 자녀로 받아주시고 당신의 사랑인 성령을 내려주십니다. 우리 인간들은 자기 자신이 가장 소중하다는 이기주의에 빠지고부터, 하느님과 이웃을 두 번째 세 번째로 밀어내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요셉과 마리아, 수많은 성인들과 순교자들은 하느님을 첫 번째로 사랑함으로써 모두 하느님 안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삼위일체의 신비는 성부께서 당신의 모든 것을 성자께 내어주신 것입니다. 이에 성자는 죽기까지 성부께 순종하심으로써 성부께 모든 것을 돌려드리셨습니다. 성부와 성자의 사랑이 무한하고 끊임없이 서로에게 내어주심으로써 성령께서 우리에게 오시게 되어, 우리도 하느님을 알고 예배함으로써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 나와 너, 우리의 분열과 미움과 갈등은 나 자신을 세 번째로 밀어내고 하느님을 첫 번째로 이웃을 두 번째로 사랑함으로써, 우리 인류는 하느님 안에서 다시 하나가 될 것입니다. 성부께서는 성자를 너무나 사랑하셔서, 성자를 위해, 성자를 통하여, 우주와 인간을 창조하셨습니다. 우리도 성자의 부활을 믿고 사랑함으로써 성부께로 돌아가게 되었기에 무한 감사를 드립시다.
평리성당 주임 김교산(알체리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