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본당신부로 있으면 돈 많은 사람들을 만날 때도 있습니다. 가진 것이 많은데 마음까지 넉넉하고 겸손한 사람들을 만나면 제 마음도 좋습니다. 하지만 알아서 굽신거려주기를 은근히 바라면서 거들먹거리는 속물들을 만날

때는 참 피곤합니다.

 

오늘 성경의 제목은부자와 라자로입니다. 예수님은 거지의 이름은 라자로라고 불러주지만 부자의 이름은 불러주지 않습니다. 그냥 부자입니다.

 

그 사람 어떤 사람이야?” 물었을 때아 그 사람, 그냥 돈 많은 사람, 돈밖에 몰라.” 이런 평가를 듣는 인생은 불행합니다. 집 앞에 거지가 누워있든 말든, 개들이 거지의 종기를 핥든 말든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즐기면서 살아온 인생이었습니다. 그런 부자였으니 장례 또한 얼마나 화려했을까?

 

예수님은 죽음의 커튼 뒤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들려주십다. 라자로는 위로를 받고, 부자는 끔찍한 고통을 겪는다는 것입니다. 라자로가 가난해서 하늘나라 간 것이 아닙니다. 그가 하느님의 자비만을 청하며 살아간 인생이었기 때문입니다. 부자가 돈 많아서 지옥에 간 것이 아닙니다. 부자라는 말 외에는 다른 평가가 없을 만큼 부에 집착하고 관심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하느님의 뜻대로 살지 않았습니다. 둘의 처지는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우리는 죽으면 천국과 지옥으로 가게 됩니다. 떠도는 영혼도 없고, 윤회도 없습니다. 천국과 지옥은 반드시 있습니다. 지옥은 내가 너무나 중요해서 나만 신경 쓰는 바람에 하느님을 잊어버린 사람들이 가는 곳입니다. 스스로 천국 문을 닫아걸은 셈이지요. 오늘 부자는 이 세상에 남아있는 우리에게 절박한 경고를 합니다. 이곳이 너무나 고통스러우니 오지 말라고 외칩니다. 그 울부짖음을 잘 기억하면서 살기를 바랍니다.좀 가졌다는 이유로 힘없는 사람 목줄 걸어 흔드는 인생을 우리는 많이 보고 삽니다. 눈곱만큼의 권력만 쥐여줘도 목이 부러질 듯 거만한 인생을 우리는 너무 많이 보고 삽니다. 죽음의 커튼 뒤를 생각하시기를 권합니다. 하느님은 여러분이 잘 살아서 하늘나라 오기를 바라십니다. 쥐고 있는 것은 많지 않더라도 마음은 넉넉하게 가지고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라자로의 축복이 여러분의 미래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신녕성당 주임 태진석(요한) 신부

 

 

 

 

 

?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