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늘 주님 수난 성지 주일부터 가장 거룩한 한 주간인 성주간을 지내며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더 깊이 묵상하게 됩니다.
오늘 전례의 복음에서는 두 가지 상반된 군중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사람들은 “호산나!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은 복되시어라!” 하고 외치지만, 수난 복음에서는 같은 군중이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라고 외칩니다. 이는 기쁠 때는 주님을 찬양하다가도 어려움이 오면 쉽게 주님을 잊어버리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의 배반과 조롱 속에서도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십자가의 길을 끝까지 걸어가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라고 고백합니다.
이제 우리는 성주간 동안 주님 수난의 길을 따라가게 됩니다.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는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과 수난 복음을 듣습니다. 성주간 월요일에는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에 나르드 향유를 붓고 머리카락으로 닦아 드리는 장면을 묵상하고, 화요일에는 예수님께서 당신을 배반할 제자와 베드로의 세 번 부인을 예고하십니다. 수요일에는 유다의 배신을, 성목요일에는 주님 만찬 미사에서 성체성사와 사제직의 제정, 발 씻김 예식을 기념합니다. 성금요일에는 단식과 금육 가운데 주님의 수난 예식을 거행하며 십자가를 경배합니다. 그리고 성토요일에는 침묵 속에서 주님의 무덤 곁에 머물며 기도와 단식으로 부활을 기다립니다.
이번 한 주간, 성주간 전례에 참례하며, 가능하다면 매일 주님의 수난기를 하루에 한 번씩 읽고 묵상합시다. 그 안에서 죄인인 나를 살리기 위해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을 받아들이시며 부활하신 예수님의 사랑과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를 기억합시다. 또한 무죄하게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사랑과 용서, 희생의 작은 실천을 하며 주님 부활을 맞이하도록 합시다.
성북성당 주임 | 이기환(사무엘)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