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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 제1독서에서 식량배급 문제로 인한 분열이 있음을 봅니다. 불평등과 차별, 유대계와 그리스계의 혈통 및 언어, 문화 등의 차이로 인한 문제들이 존재했습니다. 이 문제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으니 식량배급에서 차별받는 이들이 없도록 하는 것이 해결책인 것으로 보였을 텐데, 사도들은 이 문제의 본질을 다르게 바라봅니다 :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제쳐 놓고 식탁 봉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사도 6,2)

 

  유대계와 그리스계의 구분 없이 그들이 한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이유도, 자신들의 재산을 사도들 앞에 가져다놓고 거기에 마음쓰지 않으며 사는 생활방식을 택한 이유도,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선포하는 일에 매진하기 위해서’였습니다.(당시 사도들의 공동체는 예수님의 임박한 재림을 믿고 기다렸습니다.)

 

  사도들이 교회에서 가장 큰 권위를 인정받은 이유 또한 그들이 예수님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사도들은 예수님과 함께한 시간도 가장 많았고, 예수님께 따로 배운 것도 많았으며, 예수님께서 무슨 일을 하셨는지에 대한 기억도 가장 또렷했습니다. 그래서 사도들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이루고자 했을 때, 유대계이든 그리스계이든 모든 신자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예수님에 대해서 아는 것”이었습니다. 이 일을 위해 모든 것을 감수하고 포기하는 삶까지도 선택했습니다. 이 모습이야말로 예수님만이 우리가 어디로 어떻게 인생길을 살아가야 할지를 알려주는 길이요, 다른 가르침이나 권위보다도 우선적으로 신뢰해도 죄악을 선택하지 않도록 해주는 진리이며, 하느님께로부터 부활의 영광을 통해 영원한 생명까지 얻게 해주는 생명이심을 믿고 또 알았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우리가 교회공동체 누군가를 돕고 봉사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지만, 그 일 자체보다는 나의 그 봉사와 노력으로 인해 누군가가 하느님의 말씀을 믿고 따르도록 돕거나 이끌어준다는 것이 더 중요한 본질일 수 있습니다. 사랑하기에 어렵다고 느끼는 장애를 마주한다 하더라도 그런 사람까지도 사랑하고 구원되기를 바라시는 것이 예수님의 십자가의 사랑을 통해 보여주신 하느님의 뜻이기 때문에 이것이 결코 변질될 수 없고 포기할 수도 없는 진리가 되어야 합니다. 어떤 의심이나 두려움이 있어도 ‘하느님과 함께하지 않은 삶은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닌 것’이라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그 마음 속에서 하느님께서는 여전히 우리의 생명이십니다.

 

  사도들과 초대교회 공동체, 많은 신앙선조들이 그러하셨듯이 예수님이 누구이신지를 알고 본받는 것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가 될 수 있도록 좀 더 마음을 모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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