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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제가 미사때마다 강론을 준비한다거나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강론을 써서 게시하면서 가끔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 ‘강론을 계속해서 준비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까?’

  특히나 지금은 교우 여러분들과 미사중에 만남을 가질 수 없다 보니, 교감이 부족한 강론을 올리고 있지 않나 하는 고민이 있어 조금 다른 의미에서의 부담이 있습니다만, 그래서인지 가끔은 이른바 ‘창작의 고통’이 찾아옵니다.

  그런데 강론의 내용은 ‘복음말씀에 대한 해설이자 가르침’이기 때문에, 되도록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복음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어야 하며 더 나아가 일차적으로는 ‘복음말씀이 저 자신에게 건네는 메시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경우는 제 자신의 이야기인 셈입니다. 그래서 복음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가운데, 저에게 들려오는 말씀의 메시지를 가지고 여러분과 함께 이야기하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제 강론입니다. 이런 이유로 ‘창작의 고통’은 견딜 만한 것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그 힘은 강론을 통해 무슨 말을 할까 고민하고 준비하면서 한번 더 기도하게 되고, 하느님 말씀을 듣고자 더욱 노력하게 되는 과정을 감사히 여기는 데서 나오는 듯 합니다.

 

  여러분도 미사때마다, 혹은 성경의 말씀을 읽으며 기도하고 공부하는 가운데 하느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그런데 그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그 말씀이 어떤 이야기로 들려옵니까? 혹시라도 옛성인들이나 위인들이 남긴 말처럼 그저 좋은 말씀으로 들리거나, 그 뜻은 알아듣겠으나 나에게 관련되는 것은 많지 않다고 느껴지는 공허한 이야기로 들리지는 않습니까? 사실 우리가 듣는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직접 건네시는 말씀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말씀을 가리켜 밭에 뿌려진 씨앗에 비유하십니다. 우리의 마음이라는 밭, 이 세상이라는 밭에 뿌려진 씨앗 말입니다. 그 씨앗은 또한 예수 그리스도 당신 자신입니다. 그 씨앗은 우리의 마음에서, 우리의 삶 안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 안에서 ‘하느님나라’라는 열매를 맺기 위해 뿌려진 씨앗입니다. 밀알이 썩어서 없어지고, 대신에 수많은 열매를 맺듯이, 하느님께서 몸소 사람이 되시어 목숨을 바치신 그 사랑을 꽃피우기 위해 만드신 것이 바로 우리들의 마음이라는 밭이며, 이 세상이라는 밭입니다.

 

  그 말씀대로 사랑을 꽃피우는 것이 주님의 꽃밭으로 불리움받은 우리의 몫입니다. 꽃밭이 꽃을 피우지 못하고 엉겅퀴과 가시덤불을 낸다면, 좋은 땅, 기름진 땅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말씀을 ‘내게 건네시는 말씀’, ‘나를 잘 아시는 하느님께서 나의 구원을 위해 일러주시는 가르침’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마음으로 듣고 또 읽어야 할 것입니다. 이 마음으로 말씀을 좀 더 친숙하게 귀기울일 수 있는 모습으로 대해봅시다. 그러면 그 말씀을 실천할 때와 방법도 더 잘 찾을 수 있을 것이며, 그 말씀이 우리의 삶을 변화시켜주는 은총의 보고(寶庫)라는 것도 더욱 확실히 믿게 될 것입니다. 

  • ?
    클로 2020.07.12 07:45
    제 자신이 먼저, 말씀이 헛되지 않게 실천하는 좋은 땅이길...
    공허한 이야기로보다는 윤리교과서처럼 여겨왔던 것 같습니다.
    한참 부족한 신자로서 말씀을 더 잘 이해하고 실천하기 위해
    귀한 강론말씀 잘 챙겨보며 의지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 ?
    Abel 2020.07.12 08:07
    '나를 잘 아시는 하느님께서 나의 구원을 위해 일러주시는 가르침’으로 ..
    아멘.

    신부님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우리는 하나"
  • ?
    박미란 2020.07.12 08:18
    지금의 이 상황에 익숙해져 신자로서의 내 모습이 희미해짐과 모든것에 약간의 무기력함까지 ㅜ 강론 말쑴에 다시한번 나 자신을 일으켜세우고 추스려 보게 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신부님 감사합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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