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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누군가 엄청나게 멋지고 뛰어난 모습을 보입니다. 그 모습을 목격한 때에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 수 있을까요?

  애써 별로라고 깎아내리거나 감흥이 덜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멋지다고 감탄하거나 찬사를 보내는 것으로 끝맺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어디까지나 남의 이야기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그 모습을 자신의 것으로 삼고자 모방하거나 참고할 수도 있겠고, 자신의 모습을 가꾸는 데에 활용할 수도 있겠습니다. 또한 타인의 좋은 모습, 아름다운 모습에서 자신을 계발하고 가꾸는 긍정적 자극을 받을 수 있다면 타인과 자신을 저울질하며 폄하할 일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 주일의 복음말씀에서 유혹을 피하고자 노력하며 극기하는, 사순시기를 보내는 자세에 대한 말씀을 들었습니다. 오늘 사순 제2주일의 복음은 하느님으로서 지니신 영광을 드러내시는 예수님의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예수님의 모습은 어떠했습니까? 제자들의 반응을 통해 엿보자면 횡설수설할 만큼 황홀경에 빠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그 모습이 너무 존귀하고 거룩하여 두려움마저 느꼈다고 합니다(참고로 ‘두려움’은 무섭다는 뜻이 아니라 하느님이심을 알아보고 느꼈다는 성경의 표현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봅시다 : 사람에게서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찬란하고 아름다운 하느님의 모습, 그 모습을 우리가 목격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그분의 영광이 나와 상관이 있을까요?

 

  마태오 복음은 예수님을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마태 16,24)는 말씀에 이어 오늘의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즉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고난을 받고 죽었다가 후에 얻게 될 영광을 미리 보여주십니다. 이 모든 과정이 하나임을 보여주셨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단순히 당신의 영광을 잠시 보여주시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십자가를 지고 걸어가신 고난의 길, 다시 말해 사람들을 위해 더 큰 희생을 할 수 있도록 변화되는 그 길로 제자들을 초대하시며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주시는 것입니다.

 

  우리도 사순시기를 ‘예수님의 고난과 희생에 동참하는 자세’로 지내는 이유는 예수님처럼 부활할 것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부활에 대한 희망과 확신이 클수록, 고난과 희생에 임하는 자세도 달라질 것입니다. 그 희망과 확신을 가진 우리는 예수님의 변모하시는 이야기에서 ‘예수님이 영광을 드러내셨구나’가 아니라 ‘나도 예수님처럼 저런 영광을 지니게 될 것이다’라는 사실을 기억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그러면 사순시기를 거룩하게 보낸다는 것, 유혹을 피하고 맞서는 것, 여러 가지 재계(齋戒)를 지킨다는 것이 훨씬 가볍고 편한 멍에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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