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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예수님의 부활사건에 관하여 요한복음이 기록하고 있는 첫 대목인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날 아침에 처음으로 발견한 ‘빈 무덤’에 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분명 금요일에 돌아가신 예수님을 무덤에 모셨는데, 이틀 뒤에 찾아갔더니 시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부활하셨다고 말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사실 '빈 무덤' 그 자체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확실한 증거가 아니었습니다. 복음은 맨 먼저 무덤을 찾았던 여인들이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요한 20,2)라고 말한 것이나, 제자들이 예수님의 무덤이 비어 있는 것을 보고서도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20,9)이라고 말함으로써 예수님의 부활을 직접 목격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예수님 부활의 가장 확실한 증거는 무엇일까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다는 사람들이 보여준 “커다란 변화”입니다. 예전에 어른들로부터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가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을 때가 다 된 것”이라는 말이었는데, 이처럼 사람이 변화한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의 제자라고 하면 같이 잡혀 죽을까봐 예수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했던 베드로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서는 그 예수님에 대해 증언하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무덤이 비었다는 말로는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못한다던 이들도 ‘베드로의 이 용기는 어디서 왔을까? 저 말이 혹시 진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사순시기 동안의 금욕과 재계를 통해 더 거룩한 사람, 더 선한 습관에 길들여진 사람, 완전하신 하느님을 더 많이 닮은 사람으로 “변화”하고자 노력했고, 이제부터는 그 모습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사람, '이전과는 달라진 새 사람’으로서 부활의 증인이 되고자 하는 것입니다.

  ‘새롭게 달라진 사람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지를 많이 느끼고 체험하는 부활시기를 보내도록, 예수님의 십자가의 고난을 부활의 영광으로 갚아주신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지켜주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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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이 게시판에 비교적 일정하게 강론을 게재하기 시작한 지도 3년 2개월이 지났습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우리가 성전에서 미사를 함께 봉헌하며 복음말씀을 묵상할 수 있기 전까지 강론을 게재하겠다는 것이 그만한 시간이 걸렸네요. 그간 부족한 강론이지만 읽고 참고하며 기도하는 데에 활용하신 교우들의 정성과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애초의 약속대로 이제부터는 강론 연재는 멈출까 합니다. 게시판의 한정된 화면보다 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서로 얘기도 나누고 기도하며 만날 것을 기대합니다.

  • ?
    유스티나 2023.04.09 06:41
    감사합니다.
  • ?
    K.regina 2023.04.09 06:59
    +아멘
    주님 부활을 축하드리며
    찬미와 감사드립니다.
  • ?
    노경희 2023.04.09 07:54
    +아멘
    예수님 부활을 축하합니다!
    좋은 강론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 ?
    김수정 2023.04.09 09:53
    +아멘
    부활을 축하 합니다
    항상 감사 합니다^^
  • ?
    45433 2023.04.11 19:57
    + 아멘
    부활 축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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