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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 복음은 한나라는 여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적고 있습니다 : “여든네 살이 되도록 과부로 지냈다. 그리고 성전을 떠나는 일 없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겼다.”(루카 2,37)

  이는 당시 유대 사회에서 사회적 지위가 가장 낮다고 할 수 있을 한나가 자신의 삶을 영위하는 방법이라고 보기에는 그다지 신통치 않은 듯한 모습입니다. 어쩌면 자기 앞가림도 하기 힘든 처지에 있는 여자가 아무 대책도 없이 하느님만 찾는다고 해서 손가락질과 비난을 받을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나의 이런 삶은 성탄을 기뻐하며 축제기간을 지내는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을 알려줍니다.

 

  첫째로 구원받기를 희망하고 하느님을 섬겨온 사람을 하느님께서는 그냥 버려두시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도록 해줍니다. 고통 속에서도 인내하며 하느님을 섬기는 일에 소홀하지 않는 자에게 하느님께서는 기쁨으로 갚아주신다는 사실을 나를 통해서 새삼 발견하게 됩니다.

  둘째로 성탄의 기쁨, 하느님을 만나고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한 사람은 그 기쁨을 다른 이들에게 전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우리가 성탄을 기쁜 날로 지내면서도 다른 이들에게 성탄의 참된 의미를 얘기하고 전하지 못하는 까닭은 어쩌면 예수님께서 다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오신 것임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상업적인 의도로 꾸며진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멀리 떨어져있는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그것도 그 사람에게 무언가 큰 선물을 안겨주기 위해서 기나긴 시간을 기다리며 먼 길을 찾아오신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는 은총의 성탄시기를 보내지 못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또하나의 나 예언자가 되어야 합니다. 구원받기를 갈망하고 살아가면서 겪게되는 많은 어려움들을 하느님의 힘으로 이겨내고, 하느님만이 나를 끊임없이 사랑하시며 구원으로 인도하시는 목자이심을 고백할 때에, 우리 모두가 구세주의 성탄을 사람들에게 기쁜 마음으로 알리는 한나 예언자가 되는 것입니다. 대림시기 동안 우리가 바쳤던 희생과 새로운 다짐들, 이웃을 더욱 사랑하고자 노력했던 것들이 열매를 맺고 기쁨을 가져다 줄 수 있도록, 하느님을 섬기기 위해서 내가 지키고 행해야 할 것들에 더욱 충실한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을 섬기는 데에 충실했던 나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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