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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해에도 예수님께서 우리 모든 교우분들과 함께하시어, 주님과 함께 기뻐할 일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주님 공현 대축일입니다. “공현”이라는 말은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이 바로 하느님이시라는 사실, 특정한 누군가를 위한 하느님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포함한 세상 모든 이를 사랑하고 구원하시는 하느님이심이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졌다는 뜻입니다. 특히 하느님을 모르는 이방인 동방박사들에게도 아기 예수님이 구세주 임금님으로 드러나셨고 경배를 받으셨음을 통해, 우리 또한 예수님을 구세주로 경배하는 마음으로 이 한해를 살아갈 다짐을 했으면 합니다.

 

  동방박사들은 중동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동방박사들은 ‘박사’라는 칭호를 얻을 수 있을 만한 당대의 지식층이었고, 당시로서는 가장 고급학문에 속했던 점성술에 능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학식을 통해 예수님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분을 만나기 위해 직접 먼길을 떠나 예수님을 찾아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 볼 것은 동방박사들이 예수님께 드린 예물 곧 황금과 유향과 몰약입니다. 이것들은 아주 비싸고 값진 것들입니다. 황금이야 말할 것도 없고, 유향은 부자가 자신을 치장하는 데에 쓰는 것이며, 몰약은 시신의 부패를 막기 위해 썼던 방부제인데 그 값이 비싸 귀하고 부유한 사람들이나 쓸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예수님이 귀한 분이심을 단적으로 드러낸다기보다는, 예수님을 만나게 된 동방박사들에게 예수님이 귀한 분이셨음을 나타낸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귀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선물을 한다면 그 마음을 잘 표현하고자 정성스럽게 선물을 준비할 것이니 말입니다.

 

  비록 눈으로 볼 수는 없다 해도, 우리 모두는 우리의 일상 안에서 또한 - 지금은 매주 봉헌할 수 없어 안타깝지만 - 미사의 성찬 안에서 예수님을 만나고 그분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내가 만나고 더불어 살아가는 수많은 존재 가운데에서 예수님은 얼마나 중요합니까? 삶의 중요도 측면에서 예수님의 위치는 어느 정도입니까?

  하물며 어린아이가 친구의 생일잔치에 초대를 받아도 빈손으로 가지는 않습니다. 특별한 만남, 그 만남의 순간에 중요한 사람을 만나면 그만한 정성을 보여야 마땅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일상 안에서의 예수님과의 만남에서, 그리고 지난 성탄대축일을 통해 또다시 우리를 찾아오신 예수님과 함께하면서, 우리가 예수님께 드릴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요?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두고 있는지요?

 

  내 삶 안에서 주님께서 원하시기 때문에 사랑을 나누고, 주님께 보이기 위해서 선행을 행하고,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계명을 지킴으로써 그 행실과 결과와 영광을 주님께 돌려드리는 것, 그것이 이 한 해를 주님을 믿고 찬미하며 시작하는 신앙인의 정성스런 예물, 주님께 드리는 가장 값지고 귀한 선물이 아닐까 합니다.

  올 한 해, 주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더욱 노력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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